UPDATE 2025-12-30 18:46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오목대] 曲藝 정치

우리네 남사당놀이는 곡예의 진미를 보여주는 놀이이다. 현재 전승되고 있는 남사당놀이 중 줄타기는 그야말로 줄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펼치는 곡예 그 자체이다. 줄타기는 줄꾼 또는 줄광대라 부르는 재주꾼이 두어 길 높이로 공중에 매어 놓은 줄 위에서 삼현육각의 반주에 맞추어 재담과 소리도 하고 춤도 추어가며 잔재주를 부리는 놀음이다.특히, 줄꾼은 놀이가 절정에 이르면 ‘잘하면 살 판이요, 잘못하면 죽을 판’이라는 재담을 한바탕 늘어놓으면 줄 위에 일어서서 뒤로 뛰어올라 몸을 날려 공중회전을 한 다음 줄 위에 앉는 재주를 아슬아슬하지만 능수 능란하게 펼친다. 보통사람이 줄꾼의 줄타기 놀이를 보면 그 아슬아슬함에 간이 조이지만 그 능수 능란함에는 혀를 내두른다.요즈음 우리 정치판을 볼라치면 줄타기놀이를 보는 것 같아 손에 땀이 날 지경이다. 8.15 평양축전에 참가한 사람들의 돌출행동으로 불거진 여야(與野)의 갈등은 한나라당이 제출한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표결 처리됨에 따라 민주당과 자민련의 DJP 공조는 물 건너갔다.이 와중에서 국정 책임의 연장선상에서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의 책임론이 거론되었으나 결국 이총리가 내각에 잔류키로 결정했다. 아주 거창한 대의명분을 총리 유임의 이유로 내세웠다. 즉, 당보다는 국가와 국민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당에 대한 의무보다 총리로서 국민에 대한 책무를 우선한다는 명분이 언뜻 보기에는 그럴듯하다.하지만 도무지 국민들은 찜찜한 마음이 앞서고 도무지 그가 내세우는 명분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번에도 국민들은 이런 사태를 지켜보면서 자신들의 조그만 이익을 위해서는 어떠한 배신이나 이합집산도 밥먹듯이 해대는 어두운 정치적 흥정에 몸을 떨었을 것이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민련의 총재였던 이 총리가 DJP공조가 파기된 이후에도 자민련으로 복귀하지 않고 그대로 잔류하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정치의 줄타기가 시작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9.08 23:02

[오목대] 위기의 全北 쌀

벼농사 위기론이 심상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쌀 생산량은 늘어나고 소비는 점점 줄어들어 재고량이 급증하고 있다. 더구나 2005년이 되면 각종 규제가 풀려 값싼 외국산 쌀이 물밀 듯 수입될게 뻔하다.우리 지역에서는 이러한 일반적 위기론에 전북의 쌀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가 덤터기로 얹혀있다. 예를들면 경기도 여주 쌀과는 한 가마에 3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기름진 호남평야가 있고 전국 생산량의 16%, 거래량의 31%를 차지하는데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통합 브랜드화의 실패 및 홍보 부족, 유출통로를 일원화하지 못한것 등을 그 원인으로 꼽을 수 있겠다. 또한 타지역주민들의 이 지역에 대한 고질적인 불신이 한 몫을 차지하고 있음도 분명한 현실이다.그러나 더 심각하고 본질적인 문제는 이러한 일들을 솔선해서 추진해야 할 도의 농산유통과나 농협의 안이하고 무책임한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는데 있다. 그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처방안을 체계적으로 모색해야 할 이들의 현실인식은 농민들 개개인보다 훨씬 못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타지역 주민들도 인정하고 있으며 과학적 실험을 거쳐 확인한 바 있는 미질 자체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정부 예산지원부족이나 이 지역에 대한 불신 등 불가피한 상황론만 내세우고 있는 것은 답답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다. 이를 개선할 의지나 고민의 흔적조차 확인할 수 없고 이를 가능하게 해줄 현실인식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것이다.쌀농사 위기가 가시화하고 있고 전북 쌀이 부당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인데 이처럼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 위기가 불가피하다면 이를 대체하거나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전북 쌀 제값 받기를 실현할 수 있는 과학적 방안 보색에도 이들이 나서야 한다. 이를 개개 농민들에게 맡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과학농정이 농사 짓기의 과학화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유통이나 홍보의 과학화와도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9.07 23:02

[오목대] `PC 20년'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될 생활필수품이 된 개인용 컴퓨터(PC. Personal Computer)가 지난 달로 탄생 20주년을 맞았다. 1946년 미국 펜실바니아 대학에서 20대의 전자계산기를 연합해서 만든 에니악(ENIAC)이라는 구형 컴퓨터가 등장한지 35년만인 81년 미국 IBM사가 PC라는 제품을 내놓았을 때만 해도 오늘날과 같은 엄청난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최초의 PC는 지금의 제품과 비교하면 ‘고철’수준에 불과하였다. 당시 중앙처리장치(CPU)인 ‘8008칩’의 처리속도는 요즘의 펜티엄Ⅳ에 견주면 3백분의 1에도 못미치는 느림보였다. 메모리도 요즘의 ‘표준’에 비해 5백분의 1에 지나지 않았다. 흑백 모니터에 운영체제는 PC-DOS1.0을 사용했다. 아이콘과 마우스로 상징되는 현재의 ‘윈도’는 태어나지도 않았었다.하지만 이 PC가 등장한지 20년만에 각종 업무는 물론 인간의 사고에까지 정보혁명을 일으키며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불러온 위대한 발명품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IBM은 처음 제품을 출시할 때만 해도 86년까지 24만대 정도의 PC가 판매될 것으로 기대했다. 첫해인 81년 4만대 정도 팔렸지만 PC는 매년 상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판매대수가 늘었다. 지난해말 현재 전세계에는 5억대 이상의 PC가 보급되어있다.PC사용법과 안정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지금의 PC의 초보자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제 PC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는 사용하기 쉬운 수준을 넘어 문제가 발생하면 스스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단계에 까지 발전되었다. 사용자는 심지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조차 모를 정도라니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전문가들은 가까운 시일내 손바닥만한 소형 PC나 인체에 부착하는 PC가 개발되고 PDA나 휴대폰 같은 개인용 단말기나 PC기능을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정에서는 이미 판매중인 인터넷 냉장고 뿐 아니라 전자레인지, 심지어 화장실에까지 PC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그러면 앞으로 20년 뒤 PC는 또 어떻게 변할까. 예측이 무의미한 일일지 모를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지금보다 더 깊숙이 우리 일상속에서 자리할 것이라는 점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9.06 23:02

[오목대] 성인전용영화관

영화에서의 성표현을 두고 외설이냐 예술이냐의 시비를 빚은 일은 한두번이 아니다. 인간의 성에 대한 욕구를 내면의 심리상태와 육체적 결합으로 차원높게 묘사했다 해도 이를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예술과 외설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화계 최대의 화제가 됐던‘거짓말’도 그 중의 하나다. 여고생이 중년 남자와 성행위를 벌이는 장면이 풍속을 해친다 하여 상영 보류 판정을 받았다가 다시 저속한 장면을 일부 삭제하는 조건으로 상영이 허가됐지만 이를 본 관객들의 평가는 지금도 엇갈린다. 제작자나 감독은 인간의 성적 욕망을 가장 리얼하게 표현했다는 주장이지만 보편적인 성 상식을 가진 사람들의 눈으로 볼때는 저속한 음난물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것 같다는 평가가 그것이다.비단‘거짓말’의 경우뿐 아니라 요즘 제작되는 영화들 가운데도 지나친 성행위 묘사, 잔인한 폭력장면등 정서를 해치는 장면이 적지 않은것이 사실이다. 이런 류의 영화가 청소년들에게 미칠 영향등을 고려하여 현재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사전 심사를 거쳐 상영을 제한하는등 규제조치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엊그제 헌법재판소가 영화의 사전 검열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앞으로는 등급판정없이 모든 영화가 상영관에서 무제한으로 상영될 수 있는 길이 트였다. 예술과 외설의 잣대는‘표현의 자유’에 밀려 상당히 날이 위축될수도 있는 상황이다.이제 문제는 청소년단체나 시민단체들이 과도한 음란물이나 폭력영화들로 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어렵다는 반발을 어떻게 무마하고 현재의 결정대로 영화상영의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가이다. 미국이나 일본등에서는 진즉부터 영화에 등급을 매겨 프르노성 영화라도 성인 전용영화관에서의 상영을 허가해 오고 있다. 우리도 이제는 성인영화관을 허가하여‘그렇고 그런 영화’라도 보고싶은 사람이 볼수있는 길을 터야한다. 섹스비디오나 PC방에서 음란물이 알게 모르게 넘쳐 나는게 요즘 우리 사회 아닌가. 물론 우리 영화 관계자들도 청소년들을 폭력·음란물로부터 보호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양식있는 영화를 만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9.05 23:02

[오목대] 콜레라

인류의 역사는 따지고 보면 질병과의 싸움에서 어떻게 이기느냐의 기록이라고 할수도 있다. 60조개의 정교한 세포로 이루어진 인체는 각종 세균으로부터 끊임없는 공격을 당하며 이를 방어하기 위한 대항능력을 얼마나 유지하느냐에 따라 생명 보존의 기간을 연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래서 질병의 고통없이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기원하지만 그 질병과의 전쟁에서 엄청난 희생을 치른 기록들이 수없이 많다. 1300년대 중세 유럽을 휩쓴 페스트는 대표적이다. 당시 유럽 인구 9천여만명중 3천여만명이 이병으로 희생될 정도였으니 그야말로 공포의 질병이 아닐수 없다. 페스트는 그후 1차대전때도 또 한번 창궐하여 전쟁으로 인한 희생보다 페스트로 인한 병사의 희생이 더 클 정도였다고 기록도 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후 매독균이 유럽으로 건너가 전세계에 전파됐고 19세기 초반부터 20세기 초까지는 콜레라가 만연하여 수많은 목숨을 앗아 가기도 했다.콜레라는 원래 인도 셀래베스섬의 풍토병이었으나 전세계적으로 그 증상이 비슷한 환자가 자주 발생하고 주기적으로 대유행하면서 국제적인 검역대상이 됐다. 우리나라도 법정전염병으로 규정돼 있다. 수인성 질환인 콜레라는 그러나 의식주의 개선과 생활환경 변화로 이제 후진국형 전염병으로 낙인 찍혀 선진국에서는 거의 찾아 볼수 없는 병이며 우리나라도 적어도 콜레라 부터는 안전국이라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때때로 동남아등 후진국을 여행하고 온 관광객들로부터 콜레라균에 전파돼 곤욕을 치른 일이 없진 않지만 그것도 지난 99년이후로는 공식적인 전염 기록이 없었던게 사실이다.그런데 난데없이 지난달 30일 울산에서 2년만에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데 이어 경북지역에서 또다시 3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는 소식이다. 하루 수백명의 손님이 드나드는 한 식당이 발병 진원지라니 환자는 거기서만 그치지 않고 이미 전국적으로 보균자가 확산됐을 우려가 있다는 국립보건원의 발표다. OECD에 가입한 선진국이라고 자처하는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이런 후진국형 전염병이 유행한다는 것은 수치다. 미리미리 예방에 힘써야 할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9.04 23:02

[오목대] JP대망론

최근 정치권에 느닷없이 출처불명의‘JP 대망론’이란 문건이 나돌아 누가 어떤 의도로 작성했는가를 놓고 중앙정가가 한동안 시끌벅적 하더니 며칠 후 자민련이‘JP가 대통령이 돼야하는 12가지 이유’를 공식 문건으로 작성 발표, 스스로 속내를 드러내 보였다. 표지에‘신국가 경영전략 기본계획’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이‘JP 대망론’문건의 내용은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명예총재가 민주당과 자민련·민국당등 공동여당을 중심으로 YS가 이끄는 옛 민주계와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 조 순 전한나라당 총재등의 세력을 끌어들여 새로운 정권을 창출해야 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 문건은 또 2002년 12월 대통령선거때 내각제 추진을 대국민 공약으로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2004년까지 개헌을 완료, 그 해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실시하여 다음달에 내각제 총리를 취임시킨 후 JP는 정계를 은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어느 정치인이건 대권을 꿈꾼다고 탓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대통령이 되기위해 나름대로 프로젝트를 만들었다고 비난받아야 할 이유 또한 없다. 그런데 일련의‘JP 대망론’문건 사태를 지켜보면서 웬지 찜찜하다는 생각을 거둘수가 없다.‘JP 대망론’문건이 불거지가 “그런 문건은 본 일도 없다”며 펄쩍 뛰던 자민련이 불과 며칠 안돼‘JP 대망론, 국민의 바람이며 역사의 순리’라는 공식문건을 배포, 어설픈‘정치 쇼’를 한것이나 공감하기 어렿운‘JP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 12가지 이유’, 또 무슨 영화 시나리오 같은‘JP 대망론’문건이 영 개운찮은 뒷맛을 남긴다.JP가 누구인가? 지난 61년 혁명군으로 한국 정치의 중시에 선 그가 40여년 동안‘JP가 있는 곳에 권력이 있다’는 신화를 남긴것 외에 진정 국민을 위해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 오죽하면 그를 낭만주의자나 풍운아 정도로 본다면 그에 대한 연구가 잘못됐다는 주장이 나오겠는가. 망국적인 지역감정으로 나라가 사분오열되는 가운데서도 그들의 권좌 지키기에만 급급했던 탐욕의 정치인들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스스로 정치인생을 접는 것이 그나마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9.03 23:02

[오목대] 인간과 自然

동양과 서양은 서로 지구의 반대편에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람과 자연을 보는 시각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서양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은 선과 악이 뒤섞여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따라서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선과 악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 어느 한쪽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서구인들은 사람들 스스로의 능력을 개발하고 맡은 바 소임을 완수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을 매우 중요시 여겨 왔다.그러나 이네 반하여 동양에서는 인간의 본성은 선과 악의 양극단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변화하지 않는 것이라고 믿어왔다. 이러한 확신이 존재하는 한 교육훈련을 통해서 인간성을 개조하기보다는 처음부터 선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모든 일에는 반드시 그 일에 적합한 사람이 있으며, 바로 이 적합한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 인재등용이었다.또한 서양인들은 인간은 자연을 지배할 수 있는 존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인간과 자연을 대립적 관계로 보아 인간이 자연을 극복하지 않으면 인간의 생활이 개선될 수 없다는 사고체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래서 운하나 도로를 만들어 생활을 편리하게 하거나 댐이나 방파제, 항만을 축조함으로써 자연재해를 예방하려는 노력과 같이 인간이 자연을 변화시키는 여러 가지의 행위에 적극적인 편이다.그러나 동양적 사고방식은 이와는 다르다. 인간과 자연은 조화를 이루는 존재로서 양자의 조화로운 결합만이 큰 하나를 형성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즉 인간과 자연은 대립의 관계가 아니고 조화로운 관계라는 것이다.최근 남해안에서 시작된 적조(赤潮)현상이 동해안으로 북상하면서 적조피해로 인한 어민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지고 한숨소리는 커가고 있다. 이번 일을 지켜보면서 인간과 자연은 서로 서양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극복의 대상도 아니지만 동양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조화로운 관계도 아니고 어쩌면 인간과 자연은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앞선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9.01 23:02

[오목대] `GMO 표시제'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에 대한 유해 여부가 과학적으로 증명이 안돼 여전히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GMO표시제가 본격 시행된다. 이제 유전자변형 식품에 대한 선택권은 소비자들의 손으로 넘어간 셈이다.지난 7월 13일부터 27개 식품을 대상으로 ‘유전자 재조합식품 표시제’가 시행된데 이어 콩과 옥수수, 콩나물 대상으로 하는 ‘유전자변형 농산물 표시제’의 계도기간(6개월)이 내일로 끝나고 9월부터 위반업소에 대한 단속이 실시된다.유전자변형 식품이 알게 모르게 우리의 식탁에 깊숙이 파고 들어온 시점에서 이 식품을 무조건 적대시 해 추방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이용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의없는 일이라 할 수 있다.1994년 미국 몬산토사가 처음 개발에 성공한 GMO는 현재 40여종이 사용화 돼 있으며, 몇년내 1백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전세계 GMO 재배면적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자국에서 재배하는 면화의 45%, 콩의 38%, 옥수수의 25%가 유전자 변형 작물이다. 이처럼 많은 GMO를 생산 수출하는 미국을 비롯 캐나다 등은 GMO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기존의 식품과 차별을 두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이에 반해 태·일본등 주요 수입국들은 GMO의 무해성이 검증되지 않는 한 안전하다고 믿을 수 없다는 전제아래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주곡인 쌀 이외의 농산물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소비자들은 이미 시행되고 있는 ‘농산물 원산지 표시제’에 이어 앞으로는 ‘유전자 변형’표시까지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게 됐다.소비자가 자신도 모르는 채 원하지도 않는 식품을 먹는 일은 피할 수 있게 됐지만 당국의 책임은 더욱 무거워졌다. 지난 6월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 때문에 식용으로 승인받지 못한 미국산 유전자변형 옥수수‘스타링크’가 국내에 수입돼 식용으로 사용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도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한 철저한 단속과 분석기법의 향상등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8.31 23:02

[오목대] 內實있는 기념사업

기대를 모았던 동학농민혁명기념관 건립사업이 ‘반쪽 사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에 접한 느낌이 묘하게 꼬여있다. 농민혁명에 대한 우리 사회의 평가가 아지곧 이정도밖에 되지 않는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과, 기념사업의 취지는 망각한 채 무리하게 대규모 사업을 고집하더니 ‘잘 되었다!’싶은 야유의 마음이 뒤섞여 있는 것이다.애초부터 동학농민혁명 관련단체나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한 곳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는 식의 기념사업에 반대해 왔었다. 더구나 해당 지역은 이미 상당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기념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곳이다. 삼례나 원평등 그곳에 못지 않게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니는 곳에 기념표석 하나 변변한 게 없는 것과 비교하면 더 이상의 투자가 필요 없을 정도이다.이제 와 예산타령을 하고 있지만 그간에 확보한 것만 해도 이제까지의 기념사업에 투여된 것에 비하면 엄청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많은 예산을 가지고 그정도의 일밖에 진척시키지 못했다는 사살이 개탄스러울 뿐이다.실제 전국에 있는 기념사업단체들에서 지난 10년 이상 기념사업을 해오면서 들인 돈이 모두 합해도 현재 도가 확보한 예산 1백40억원의 10분의 1을 넘지 않는다. 현재 진행중인 삼례역사공원 조성사업 총 예산도 10억원이 안된다. 고창의 경우 전봉준장군 생가복원과 무장포고지기념공원조성사업의 예산이 합쳐서 5억원을 넘지 않는다. 더구나 거기에는 도비 지원이 한푼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현재 확보한 예산은 차지하고 내년도 도비로 확보하겠다는 40억원만 가지고도 우리지역 여러 곳에 그럴듯한 역사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 아니, 그 기념관이 계획대로 완공되었을 때, 수십억에 달하게 될 그 운영관리비만 가지고도 한해에 적어도 두 개 이상의 기념공간을 마련해 나갈 수 있다.이제라도 다시 생각할 일이다. 괜히 한 곳에 많은 예산을 쏟아 붓고, 그 운영비 압박에 다른 기념사업 등한시하는 어리석음을 떨쳐 버리자는 것이다. 농민혁명의 대의에 걸맞게 내실 있는 기념사업을 해나가자는 것이다. 누구 낯 세우기 위한 규모만 큰 기념사업일랑 제발 그만두자는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8.30 23:02

[오목대] 최악의 교통도시

도시 생활을 하는 시민들에게 거리 교통의 무질서는 스트레스의 주범이다. 하루종일 이어지는 차량홍수속에 운전자들은 교통법규 지키랴 방어운전하랴 등에 땀을 흘린다. 대중교통편을 이용하는 승객들이나 거리의 행인도 마찬가지다. 요즘 같은 무더위 속에도 시내버스나 택시 모두 냉방이 영 시원치 않다. 한증막 하는 기분으로 나들이를 잡친다는 불만이 그치지 않는다. 행인들의 불편은 또 어떤가. 통행이 빈번한 보도가 인근 상가에서 내놓는 상품 진열장이 돼버리거나 잡상인·노점상 차지가 되는 것이 보통이다. 아예 횡단보도까지 점령한 불법 주·정차 차량의 횡포는 울화통까지 치밀게 한다. 모두 자동차 1천2백만대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교통문화 빈곤현상 때문이다.그래도 그 정도는 참는다 치자 진짜 스트레스를 안기는 애물단지들이 또 있다. 천방지축으로 난폭위험 운전을 일삼는 오토바이 폭주족, 대형 화물차, 가스 배달차, 덤프트럭등이 그들이다. 대형 화물트럭이나 가스배달차들은 아예 교통법규는 안중에도 없는 듯 하다. 시내 중심도로에서 조차 신호위반이나 과속 끼어들기를 밥 먹듯 하고 요란한 경적음을 울려대 행인들까지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 시외나 외곽도로에서의 횡포는 더욱 심하다. 좁은 2차선 도로에서 추월은 예사고 비켜주지 않으면 경적·라이트세례를 퍼붓기 일쑤다. 손수운전자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고 호소할 지경이니 더 말해 무엇하냐. 그런데도 이런 ‘거리의 무법자’들이 그 많은 교통경찰들에게 적발되는 일이 드문 것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시민들의 눈에는 단속을 외면하는 것 같은데 경찰은 단속이 어렵다는 변명뿐이니 답답하다.이런 시민들의 불만을 감지했음인지 마침내 경찰이 작심하고 나선 듯 하다. 전북경찰청은 ‘최악의 교통도시’로 꼽히는 전주를 최고의 모범도시로 만들었다는 마스터플랜까지 마련하고 대대적인 단속을 선포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교통법규 위반은 물론 불법 주·정차 불법 광고물 등 도시 미관을 해치는 고질적인 무질서 행위까지 뿌리 뽑겠다는 다짐이다. 하기야 경찰이 눈만 부럽떠도 거리 질서는 조금씩 바로 잡히기 마련이다. 시위진압에 투입됐던 기동대까지 동원된다니 그 결과를 두고 볼 일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8.29 23:02

[오목대] 다이옥신 공포

환경호르몬은 동물이나 식물의 체내에 축적돼 호른몬처럼 작용함으로써 정상적인 발육을 교란시키는 각종 유해 화학물질을 말한다. 살충제로 쓰이는 DDT,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다이옥신, 선박용 도료인 TBT, 합성수지 원료나 음료수용 캔 용기에서 검출되는 비스페놀A, 유기염소계 농약등이 환경호르몬을 유발하는 물질로 추정되고 있다. 환경호르몬 연구자들은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각종 화학물질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바람에 국내에서도 이미 산업현장의 여성근로자가 불임증을 보이거나 무정자 남성근로자도 늘어나는 등 피해가 확산되는 추세라고 밝히고 있다.이 중에서도 ‘죽음의 재’로 불리우는 다이옥신에 대한 공포는 특히 심각하다. 다이옥신이 쓰레기 소각로 배기가스에서 배출된다는 사실이 확인된것은 지난 76년이며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진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다이옥신은 주로 PVC등 유기염소계 화합물질이 포함된 쓰레기를 태울때 발생하지만 하수처리장의 슬러지나 퇴비, 제지공장같은 산업시설에서도 배출된다. 대기중에 머물던 다이옥신이 빗물에 섞여 물과 토양을 오염시키며 오염된 토양에서 자란 채소나 물을 먹은 가축을 통해 인체에 침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문제는 다이옥신이 청산가리의 1만배에 달하는 맹독성을 띠고 있다는데 있다. 식물에 극소량만 침투돼도 잎사귀나 줄기가 금방 말라 버리며 인체에 침투되면 남성호르몬 감소, 중추신경계이상, 암 유발등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는 것이다. 월남전때 미군이 사용한 고엽제에 다이옥신 성분이 포함됐다 해서 지금껏 논란이 되고 있는것도 이 때문이다.환경부 산하 국립환경연구원 조사 결과 전주시 여의동 지역에서 다이옥신 잔류량이 전국 평균치보다 높게 검출됐다한다. 전국 35개 지점을 임의로 선정해 측정한 이번 조사에서 오염도가 심한 공장지대나 도심이 아닌 논밭에서 이처럼 다이옥신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은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쓰레기 관련 민원이 유난히 많은 전주에서 처리장 시설은 얼마나 완벽한지, 특히 산업폐기물 소각로는 이상이 없는지 새삼 관심이 간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8.28 23:02

[오목대] 인간 복제

유전자 조작의 끝은 어디인가? 과학이 과연 인간의 행복을 위한 무한의 수단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올 것인가? 인류는 지금 ‘인간복제’라는 실로 경이로운 대명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인간복제는 영국 로슬린 연구소가 지난 1996년 복제양 돌리(Dolly)를 탄생시키면서 본격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동물복제에 성공한 과학자들은 인간복제에 대한 가능성을 끊임없이 제기해왔고 또 일부 과학자들은 실행할 뜻을 분명히 밝히고 나섰다. 복제양 돌리의 탄생이 인간복제의 예고편이었던 셈이다.인간복제에 대한 전세계의 반응은 연구 목적의 인간 배야(胚芽)복제를 허용한 영국을 제외하고는 극히 부정적이다. 미국·프랑스·이탈리아·이스라엘 등과 같은 국가는 이미 인간복제 금지에 관한 법적 장치를 마련, 시행중에 있고 이밖에 유럽 각국이나 일본 등 선진 제국들도 엄격한 규제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세계 각국의 처벌 의지와 감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파노스 자보스(Panos Zavos) 전 켄터기대 생식의학과 교수와 이탈리아의 세베리노 안티노스(Severion Antinori)체외수정 전문의가 이끄는 국제컨소시엄, 그리고 종교단체의 후원을 받은 미국의 클로네이드사(社)가 현재 인간복제은 인간복제야 말로 자신의 유전자를 지닌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불임자나 동성애자들에게 유일한 희망인 동시에 부분적이나마 ‘영원한 삶’을 얻을 수 있는 최상의 수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하지만 공식적인 동물복제 성공률이 5%에도 못미치는 현 실정을 감안할때 인간복제의 시도는 너무도 무서운 도박이다. 유산이나 기형아로 생산될 확률이 지나치게 높은데다 이같은 모험에 가까운 위험부담을 부모는 물론 사회전체가 떠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실패율을 아무리 낮춘다 하더라도 태어나 복제인간의 정체성 문제와 보다 성능이 좋은(?)아이를 갖기 위한 무분별한 유전자조작등 인간 본질에 대한 문제는 해결할 길이 없다. 신이 허용한 인간의 범주는 어디까지인가, 두려운 생각이 든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8.27 23:02

[오목대] 시너지 효과

우리 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함께 더불어 하는 일에 매우 익숙하였다. 곰곰이 살펴보면 협동이라는 우리네 성향이 생활터전의 곳곳에 묻어있음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협동심이나 팀웍은 한국의 전통적 유산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길쌈이나 줄다리기, 석전, 사자놀이, 농악놀이 등의 전통적 민속놀이는 참가자 전원의 절묘한 조화와 협동심을 필요로 하는 놀이이다. 놀이 문화뿐만이 아니다. 농촌에서 부락 마을 사람들이 협동하여 순번대로 서로의 논에 모를 심어주고, 추수를 거들어 주는 두레도 협동의 산물인 것이다.어디 그 뿐인가? 일종의 생산활동인 가래질도 일하는 사람 서로의 협동과 호흡을 매우 중요시하는 것을 보면 우리네 천성이 매우 협조적이고 협동심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이처럼 우리네 조상들은 전통적으로 놀이, 일, 사회관계등 일상의 거의 모든 곳에서 협동을 중시하는 문화적 소산을 지니고 있었으며, 이른바 시너지 효과를 알고, 또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줄 아는 민족이었다.하지만 세상이 바뀌어서인지 아니면 사람이 바뀌어서인지 우리 사회는 많이 바뀌었다. 서로의 협동보다는 개개인의 경쟁을 바탕으로 하는 개인주의를 중시하는 풍토가 자리잡게 되었고, 개인주의 앞에 협동은 무기력하게 밀려나고 있다.하지만 시너지 효과는 경쟁심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협동심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어느 조직이나 단체를 막론하고 서로를 이끌어주며, 서로를 도와줄 때 성과는 배가되는 것이다.우리네 조상들과 함께 해왔던 두레와 가래질의 공통점은 감독자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흥을 돋구기 위해서 노래를 선창하는 사람이나 논을 어디서부터 메라는 의견을 내는 동금만이 있을 따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는 모두 내일처럼 흥겹고 성실하게 일을 하였던 것이다.어찌 생각해 보면 참으로 슬기로운 우리네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만약 감독자가 있었다면 그 사람들은 감독자의 눈에 거슬리지 않을 만큼만 일을 하지 내일처럼 최선을 다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8.25 23:02

[오목대] 출산장려정책

가뜩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60년대초만 해도 산아제한, 즉 가족계획사업은 무엇보다도 절실한 국가적 과제였다. 당시 가임기 여성(15∼49세) 한 명이 평균 6명의 자녀를 낳을 정도로 다산(多産)이 보편화 돼 개인·국가적으로 큰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다.‘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60년대), ‘딸 아들 구별말고 둘만낳아 잘 기르자’(70년대). 당시 가족계획 캠페인의 대표적인 슬로건이었다. 전국의 보건소를 비롯 읍면동마다 가족계획요원을 배치하여 국민계몽에 나섰고, 심지어 예비군훈련장에서는 정관수술을 받는 사람은 훈련까지 면제해 줄 정도였다.그 영향으로 각 가정의 자녀 수는 크게 줄어 들었다. 여성 한 명당 평균 평생 출산아 수를 나타내는 ‘합계 출산율’은 70년대 4.53명에서 80년 2.8명, 90년 1.6명으로 급격히 줄어 들었다. 급기야 99년에는 1.42명으로 급락했다. 이 수치는 전 세계 평균 1.51명을 밑도는 것으로 가족계획사업을 시작한지 40년만에 이제는 낮은 출산율을 걱정하기에 이른 셈이다.전문가들은 출산율 하락은 장기적으로 노동력 부족은 물론 노인층 증가에 따라 부양비 부담이 늘어나고 연금기금 고갈등 경제 사회적인 문제 발생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여성부는 최근 출산율 하락을 막기 위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출산 및 보육수당을 지급하고 기업이 회사에 보육시설을 만드는 대신 민간 보육시설을 이용하도록 하는 유럽식 ‘바우처 제도’를 도입하며, 정관수술에 대한 혜택을 중단한다는 것 등이다.현재 우리사회에 보편화 되고 있는 여성의 독신, 만혼(晩婚), 이혼, 경제활동 증가에 따른 출산기피도 출산율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출산장려가 목표라면 여성들이 마음놓고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가 절실하다. 임신과 출산, 육아등을 개인적인 문제로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거드는 시스템 구축등이 그것이다.오늘(24일) 여성부 주최로 서울에서 열리는 ‘출산율 1.42 긴급토론회’에서 우리의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실효성있는 인구정책이 도출되길 기대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8.24 23:02

[오목대] 부패방지법

그간 치열한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던 부패방지법이 우여곡절 끝에 입법예고 되었다.부패의 구조화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오랜 전에 시민단체가 발의한 바 있는 문제의 법안이 이제 구체적인 모습을 한 채 내년 시행을 앞두고 예고된 것이다.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을 우선 반기면서도 그 핵심 알맹이가 빠져버린 것에 대해 매우 아쉬워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앞으로 설치 운영될 대통령 직속 부패방지위원에 독립수사권이 주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부패 협의에 대해 독자적으로 수사를 하고 이에 따라 기소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 그러나 정부에서는 기소독점주의 원칙과 검찰제도의 혼선을 이유로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기소의 권한을 가진 특수검사가 없는 경우 이 위원회의 기능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부패의 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는 이론적으로만 가능할 뿐이다. 거창하게 법만 만들었을 뿐 그 실효를 기대하기가 어렵게 되었다는 말이다.내부고발자 보호장치가 너무 허술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패가 구조화 할수록 내부고발자의 필요성은 증대하기 마련, 조직 내부에서 감싸고 돌던 어떤 비리도 증명해낼 수 없다. 그러나 현재의 법안대로라면‘왕따’의 위험을 무릅쓰고 자기가 속해있는 조직의 비리를 고발하기가 너무 어렵게 되어 있다. 그 위험을 막아줄 확실한 장치 마련이 필요한 것이다.바라기는 입법예고 기간에 사회 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충실하게 수렴하고, 특히 전문가들의 자문을 충실하게 받아 문제의 부분들을 보완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이 법의 제정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결코 과소 평가할 일이 아니다.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조금씩 보완하여 정착만 된다면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절호의 계기가 될 것이다. 근거 없는 회의적 태도는 부패의 만연을 조장할 뿐이다. 정부의 의지로만 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시민들의 적극적인 태도와 문제제기가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8.23 23:02

[오목대] 롤리다 증후군

나이 든 중년남성이 10대 어린 소녀에 성적으로 집착하는 현상을 두고‘롤리타 증후군’이라 한다. 미국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롤리타’에서 유래된 용어이다. 작가는 소설에서 중년남자와 어린 소녀의 육체적 사랑을 너무나 노골적으로 묘사해 윤리적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뒤에 영화로도 만들어져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지만 소녀배우의 누드장면 때문에 또한 차례 물의를 빚기도 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인 남자 주인공의 롤리타에 대한 성적 집착은 광기에 가깝다. 독자나 관객은 그러한 그의 맹목적 사랑에 혐오감의 극치를 느끼지만 동시에 인간적 고뇌를 뿌리치기 어렵게도 한다. 하지만 내용을 뒤집어 놓고 단순화 하면 결론은‘어른의 소녀에 대한 성적학대’에 다름 아니다.지금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있는 미성년 매매춘 현상을 점잖은(?) 표현으로‘롤리타 증후군’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 실상을 들여다 보면 천만의 말씀이다. 일본 중년 남성들의 원조교제를 본 따 10대 소녀들에게 용돈을 쥐어주고 성적 쾌락에 탐닉하고 이 땅의 중년남성들에게‘인간적 고뇌’운운은 전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엄연히 청소년보호법이 잇고 매매춘을 하다가 적발될 경우 신상을 공개하겠다는 처벌법이 으름장을 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우리의 그릇된 성문화를 무슨 말로 호소할 수 있겠는가.이번에는 대학교수등 64명과 성매매를 한 혐의로 고3 여학생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에 연행된 그 여학생은 그리 부끄러워 하거나 죄의식을 느끼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한다. 놀랍게도 이 소녀는 그동안 돈을 받고 관계를 맺은 남자들의 특징이나 연락처등을 기록한 수첩까지 가지고 있었다니 직업적인 윤락녀와 얼마나 다르다 할수 있을지 의문이다. 솔직히 이런 정도 소녀의 성까지 보호해줘야 할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법과 현실’이 따로 놀고있는 성문화의 도착 현상을 보면서‘수요와 공급’의 경제원칙을 떠올리는 것은 그릇된 생각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랴.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욕구가 바로 성욕(性慾)이고 ‘성생활에서 금욕을 할수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갈파한 사람이 가장 도덕적이라고 할 대문호 톨스토이였으니….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8.22 23:02

[오목대] 정치인의 ‘말실수’

입담 좋은 사람의 말솜씨를 가리켜 흔히 청풍명월(淸風明月)같다고 추켜 세운다. 조선조 성종때 한양에 유청풍(兪淸風)·박명월(朴明月)이란 소문난 입담문이 살았는데 어찌나 욕(肉謖)을 구수하게 잘 하던지 듣는 사람들의 배꼽을 뺄 정도였고 풍자와 해학이 넘쳐 반상(班常)을 가리지 않고 인구에 널리 회자될 정도였다한다.청산유수(靑山流水)란 말도 있다. 말을 거침없이 잘하는 사람을 빗대어 쓰는 말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말 하나는 청산유수네’ 소리를 많이 듣는 사람들이 바로 정치인이다. 그럴수밖에 없는것이 정치인은 우선 말부터 잘해야 그 방면에서 성공할수 있다. 영국에선 의회정치를 ‘말에 의한 정치’라고 정의할 정도로 의회에서 발언솜씨를 중시한다.우리라고 다를 이유가 없다. 말 잘하는 정치인이 예외없이 성공을 거둔다. DJ나 YS도 물론 그런정치인 축에 든다. 말 잘 하기로 빼놓을수 없는 사람이 과거 민주당 대변인이었던 조재천(曺在千)이다. 그 유명한 ‘못살겠다 갈아보자’라는 정치구호를 만들어 낸 장본인이다. 그렇다고 아무말이나 내키는대로 잘 하라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할 말은 하되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아야 하며 품위와 절제의 미덕을 지킬줄 알아야 한다.민주당 안동선(安東善)의원의 ‘말’이 정가에 새 불씨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가계의 친일의혹을 제기하면서 심지어 입에 담지 못할 ‘놈’자까지 들먹이는 바람에 야당의 반발이 거세다. 모처럼 합의가 이루어진 여야 영수회마저 거부할 태세다. 본인은 별다른 뜻 없이 이야기를 구수하게 이끌어 나가다보니 그런 말실수가 나왔다고 해명하고 있는 모양이다. 야당측이 워낙 강경하니 최고위원직은 사퇴하되 ‘친일파 발언’은 취소를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다.하기야 그동안 여야간에 주고받은 저질발언들을 생각하면 그에대한 ‘말꼬리 잡기’가 지나치다고 항변할수도 있을지 모른다. 엊그제 ‘정육점 칼로 심장수술 하는 격’이라는 험한 말을 한 야당의원도 있었고 그 유명한 ‘공업용 미싱’발언을 한것도 바로 야당측 아닌가. 하지만 지금은 험구(險口)나 기어(綺語)가 정치판을 이끌던 시대는 아닌다. 직어(直語)가 힘을 얻는 그런 정치가 아쉬운 때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8.21 23:02

[오목대] 게임이론

게임이론은 경제학, 정치학, 행정학, 군사 전략학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거의 모든 부문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개념이다. 이러한 게임이론은 경영전략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으며 특히 기업의 경쟁전략을 분석하는 좋은 틀을 제공해 주고 있다.게임이론은 기업간의 경쟁행위와 협조행위를 동시에 분석해 줌으로써 기업이 경쟁기업의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해 준다. 게임이론은 먼저 합리적인 경제주체인 기업이 마찬가지로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경쟁기업과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하지만 과연 우리가 현실에서 보는 사람이나 기업들이 이렇게 게임이론에서 묘사하는 것처럼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가의 여부는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 그래도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주체로서 더 많은 이윤을 위해서 노력한다는 그 자체로서의 합리성을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게임이론에서는 기업의 행동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묘사하고 있다. 즉, 기업들간의 행위가 순차적인가 아니면 동시적인가 하는 점이다. 장기나 바둑은 순차적인 게임이다. 장기를 두는 사람은 상대편의 수를 보고, 이에 대응하여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다음 수를 놓는다. 그리고 다음 수를 둘 때는 자기가 어느 곳으로 말을 이동하면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예측하고 자기의 말을 운용하여야 한다.이에 반하여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가위, 바위, 보와 같은 게임은 동시적인 게임이다. 즉 둘 이상의 사람이 동시에 가위, 바위, 보를 냄으로써 승자를 결정한다. 이와 같은 가위, 바위, 보 게임에서는 순차적으로는 가위 바위 보를 낼 수 없다. 상대방이 무엇을 낼 것인지를 알면 거기에 따른 나의 반응은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기업들의 경쟁은 이러한 순차적인 게임일 수도 있고, 동시적인 게임일 수도 있다.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기업들의 경쟁이 어떠한 것인가 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제경영환경에서 우리 기업들이 성공적인 경영전략을 펼쳐 나아가기 위해서는 외국 경쟁기업들의 행동을 미리 잘 예측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때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8.20 23:02

[오목대] 블랙 코메디

그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시대로 접어든 일본은 지금 크나큰 사상적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고이즈미가 총재선거 당시 헌법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보장, 유사법제 검토와 야스쿠니(精國)신사 공식참배등 우익세력의 주장을 그대로 공언했던 사실을 볼때 일본의 우경화는 어느 정도 예측된 것이기는 하였으나 요즘 일본 분위기는 우경화를 넘어서 제국주의로의 회귀를 꾀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이는 국수주의 성향이 강한 고이즈미 총리가 내각 출범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87.1%의 폭발적인 지지도를 나타내 역대 총리가운데 최고를 기록한 것만 보아도 쉽게 짐작할 수가 있다. 이같은 인기를 등에 업고 고이즈미는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피해당사국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또 미국과 영국등 세계 열강들의 비판적 시각을 무릅쓰고 태평양전쟁 전범들의 사당인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감행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고이즈미는 이틀후 제2차세계대전 패전일인 15일‘전국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 식사를 통해“우리나라는 멀지 않은 과거의 한때 식민지 지배와 침략 등으로 아시아 각국의 사람들에게 커다란 손해와 고통을 안겨 주었다”며 전쟁 책임의 주체가 일본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명확히 인정했다. 지금까지 일본 정치가들이 ▲정당방위론(한국이 다른 열강의 지배를 받으면 일본이 위험해진다) ▲시혜론(식민지배 당시 한국이 많이 발전했다) ▲증거불충분혼(군대위안부가 아니라 일종의 公娼이 었다) 운운하며 생때를 쓰던 것에 비하면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으나 이제야 제정신을 차린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그러나 우리는 신사참배와 전범인정이라는 고이즈미의 철저한 2중플레이를 보면서 꼭 무슨 블랙코메디 한편을 보는것 같아 씁쓸한 감정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고이즈미는 이번 신사참배 강행으로 자국 내우익으로부터 인기는 얻었을지 몰라도 잊혀져가던 전범국에 대한 경각심을 국제사회에 다시 일깨우는 우를 범했다. 고이즈미는 똑똑히 알아야 한다. 비록 사죄는 했을지라도 아직 청산해야 할 부채(負債)가 산더미 같다는 것을.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8.18 23:02

[오목대] 주5일 근무제

주 5일 근무제 도입 관련 논의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큰 흐름은 대체로 잡혀가고 있는 느낌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고 야당도 원칙적 찬성을 표방하고 나섰다.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이라는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한다는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일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격주 휴무제의 불합리성을 시정하기 위해서도 이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을 것 같다. 의욕 없는 시간 때우기 식 노동보다 알차게 일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통해 여가를 즐기겠다는 현대인들의 욕구를 계속 외면할 수도 없는 일이다. 또한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줌으로써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한 가족해체의 폐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나 레저산업과 여가문화가 급속히 발전할 수 있다는 부수적 효과라 할 수 있다.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는 않다. 흔하게 얘기되는 것이 시기상조론이다. 우리의 경제 수준이 아직 이 제도를 도입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1인당 GNP가 1만 달러에도 이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법정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노동생산력을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경제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 실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3D현상이 이미 근로현장에 나타나 있는 마당에 이러한 지적은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근로문화의 미성숙에 있다 하겠다. 근무시간을 본연의 업무 수행을 위해 충실하게 투여하지 않는, 즉 근무시간에 개인 일을 챙기는 현실 말이다.미국이나 일본 등의 경우 근무시간에 개인 일을 본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충분한 휴가가 보장되어 있는 만큼 주어진 시간은 모두 업무수행에 바치고 있다. 또한 일요일 오후가 되면 모두 재충전된 모습으로 다음 날을 준비한다. 이러한 것들이 전제되지 않으면 주 5일 근무제의 도입은 말 그대로 시기상조일 수 있다. 제도의 도입과 더불어 문화의 성숙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8.17 23:02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