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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경제팀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1분기에만 144조원을 투입해 1분기 성장률을 0.2%포인트 높이겠다고 한다. 정부가 경기부양카드를 꺼내든 것은 나라 안팎의 경제 상황이 너무 좋지 않은 탓이다. 지난 1월 수출이 전년 동월대비 마이너스 18%를 기록했는데, 이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파 때문에 20.9%나 급락했던 2009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제대로 먹혀야 나라살림은 물론 국민 불안감도 해소된다는 측면에서 정부의 조치는 시의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 세계 경제는 이미 톱니바퀴처럼 물려 있다. 우리나라 수출 감소는 중국 등 주요 수출시장의 경제성장 전망이 어둡고, 국제유가도 하락세이기 때문이다. 북핵과 미사일, 지카바이러스 등도 악재다. 정상 상황에서 저유가는 원가 절감 요인이니 생산성 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 유가 하락은 수요 부족이 불러온 현상이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에 불안감을 키운다. 국제유가 폭락은 경기침체 가속화, 저점 확인 불가 등 시장 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전반적인 경기불안 상황 속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국회를 향해 경제 관련 법안 조속 처리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는 3일 대한상의를 찾아 경제관련법 입법 촉구 서명운동본부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여야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등을 향해서도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경제활성화 정책을 원만히 추진할 수 있도록 국회가 관련법을 처리해 달라고 기회 있을 때마다 압박하고 있다. 지난 1월 13일 대국민담화 및 신년기자회견에서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자식과 미래 후손을 위해 나서 달라고 말했다. 이어 1월18일에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민생구하기 입법 촉구 천만 서명운동’ 행사에 참석, 자필 서명했다. 야당이 선거법 위반이라며 반발했지만 선관위는 정치행위가 아니라고 결론냈다. 총선을 앞두고 터진 글로벌 경제 불안 국면에서 대통령과 정부의 최근 언행은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온 몸을 던져 일하는 공복의 자세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반면 야당은 경제활성화를 가로막는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선거는 올바르고 능력있는 인물과 정당을 원한다. 그렇더라도 승패의 결정적 요인은 아니다. 선거 당시의 상황을 제대로 읽고, 또 얼마나 유효적절하게 활용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가족과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한센병 환자들의 섬 소록도. 국가에서 한센병 환자의 치유와 재활을 위해 병원을 세웠지만 사실상 수용소나 다름없던 이 섬에 벽안의 두 젊은 수녀가 찾아오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국립간호대학을 나온 마리안느 스퇴거(Marianne Stoeger·83) 수녀는 1959년, 마가렛 피사레크(Margreth Pissarek·82) 수녀는 1962년 소록도병원에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원했다. 당시 소록도에서 6000여명에 달하는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은 고작 5명. 하지만 이들 의사와 간호사도 전염을 우려해 환자들과 접촉을 꺼리고 진료할 때도 꼭 장갑을 끼었지만 두 수녀 간호사는 맨손으로 피고름을 짜고 약을 발라주면서 지극정성으로 환자들을 돌봤다. 사람들부로터 멸시천대와 배척을 당했던 한센인들이지만 젊은 수녀의 진심어린 간호에 닫힌 마음을 열게 되었고 몸 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처도 치유받게 됐다.이 같은 헌신적인 모습에 의사와 간호사들도 감명받아 환자들을 친절하게 대하게 됐고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소록도를 찾게 되었다.두 수녀는 또 소록도의 열악한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고국에 수천통의 편지를 보내 여러 기관·단체들로부터 각종 의약품과 의료기 생필품 등을 후원받았고 나중에는 건물과 치료시설을 건축할 수 있는 후원금까지 지원받았다. 여기에 환자 자녀들을 돌보는 영아원과 보육원을 운영했고 완치된 환자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재봉 기술과 건술 기술 농사일 등을 배울 수 있도록 주선했다.이 같은 선행이 알려지자 오스트리아 정부에서 훈장을 수여하겠다고 전해왔으나 거절하자 오스트리아 한국대사가 직접 소록도를 찾아 훈장을 전달했다. 한국 정부도 1972년 국민훈장과 1996년 국민훈장 모란장 수여하려 했지만 거절하자 청와대 관계자가 소록도로 찾아와 약식 수여했다.이들 수녀는 고령으로 인해 더 이상 봉사할 수 없게 되자 지난 2005년 11월 21일 새벽 첫배를 타고 조용히 고향으로 돌아갔다. 43년 전 소록도에 왔을 때 가지고 온 헤어진 손가방 하나만 들고서. 오는 5월 17일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고흥군과 병원 측은 이들 수녀간호사를 초청했다. 암 치료를 받고 있는 마리안느 수녀는 병세가 호전돼 초청에 응했지만 마가렛 수녀는 치매 투병으로 인해 오지 못하게 됐다.고흥군과 (사)마리안마가렛 국립소록도병원 한센인 등이 두 수녀의 삶을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제작과 기념관 조성 등록문화재 지정 노벨평화상 대상자 추천 등 각종 선양사업을 추진한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두 수녀간호사의 삶이 우리들에게 큰 울림과 도전을 주고 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독일의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Oktober Fest)에서는 독일의 전통의상이 또다른 볼거리다. 독일 남성의 전통의상 레더호젠(Lederhosen)과 여성의 전통의상 드린딜(Dirndl)이 관광객들의 눈을 잡는다. 가죽으로 만들어진 반바지의 레더호젠이나, 코르셋 형태의 조끼와 폭 넓은 앞치마에 긴 치마로 구성된 드린딜은 얼핏 촌스럽게 보이지만 남녀노소의 참가자들이 다양한 개성을 뽐내며 축제를 살린다. 전통의상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사례를 세계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다. 우리의 경우도 한복의 가치를 새롭게 확산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 전주가 있다. 왜 전주일까. 사실 일상에서 한복이 물러난 지 이미 오래다. 명절이나 특별한 기념일에 장롱서 한복이 나오는 것은 전주에서도 마찬가지다. 굳이 평상시 전주에서 한복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는 차별성을 찾는다면 생뚱맞지만 국악 무대가 많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국악 연주자들의 경우 대체로 한복을 공연 의상으로 삼는다. 전주한지축제의 간판 프로그램인 한지패션쇼도 한복의 매력을 전파하는 데 일정 역할을 했다. 더 중요한 점은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표방하는 전주, 그 시민으로서 우리 옷인 한복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자부심이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다. 명절이면 많은 문화시설들이 한복입기 체험행사가 연례적으로 열어 전통의 아름다움을 전파했다. 특히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한복데이’는 한옥마을의 문화콘텐츠로서 뿐 아니라 한복문화를 확산시킨 일등공신이 됐다. 박세상 불가능공장 대표 등 젊은이들이 기획단을 만들어 2012년 첫 행사를 개최한 후 ‘한복데이’는 매년 진화했다. 연 1회 축제에서 지금은 매월 한 차례 열리고 있다. 요즘 주말 전주 한옥마을에서 명절 때나 볼 수 있었던 한복 차림의 젊은이들을 만나는 일이 어렵지 않게 된 배경이다. 전주시의회가 지난달 29일 ‘전주시 한복착용 문화 진흥 조례안’을 제정했다. 이 조례는 전주시장이 한복장려 시책추진과 한복문화의 개발 및 보급 등을 추진하고, 매월 넷째주 토요일을 ‘한복의 날’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복을 입으면 문화시설 입장료를 감면하는 혜택도 들어 있다. 전주시의 이색적인 이 조례가 실효를 거두려면 시민들의 동참이 기본이다. 색동옷부터 전통 혼례복, 최신 한복패션까지 한복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마당이 한옥마을에 활짝 펼쳐졌으면 좋겠다.
여야가 이번 총선에서 사활을 건 이유는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다. 새누리는 또다시 수평적인 정권승계를 가져오기 위해서고 야권은 정권교체를 가져오기 위해 이번 선거에 목숨을 걸고 있다. 자연히 각 당은 선거구별로 이길 사람을 공천자로 찾고 있다. 지금까지는 일여다야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공산이 짙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대 더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압축된다. 무소속과 소수 야당도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빅3 여야 구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 같다.눈길을 전북으로 돌리면 상황이 복잡하다. 그간 지역정서에 편승해 쉽게 금배지를 달았던 더 민주당 현역들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국민의당과 무소속들이 사생결단식으로 대들기 때문이다. 자칫 제1당 고수도 위협받고 있다. 광주 전남발 신당바람이 강하게 불고 정동영 전의원을 중심으로 한 무소속 연대가 힘을 발휘하면 얼마든지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신당바람이 멈칫거린다. 문재인 대표가 더 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가동되면서 지지도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인재영입도 국민의당을 앞지르면서 상승분위기를 타고 있다. 도내 현역 중 추가탈당자가 발생하지 않아서인지 다시 더 민주당으로 유턴하는 모습이다.문제는 더 민주당이든 국민의당이든 어느 편이 더 수권능력을 갖췄느냐다.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만들면서 지지세가 상승기류를 탔던 것도 문 대표 갖고는 안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간 이길 선거에서 연전연패 하고도 책임을 짓지 않은 모습에 식상해 더 민주당에 등을 돌렸던 것이다. 문대표가 이끄는 더 민주당 갖고서는 이번 총선서 새누리를 이길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지지를 철회했던 것. 운동권 세력이 당을 지배해온 더 민주당에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겠다는 도민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도내 유권자들은 강한 야당을 갈망한다. “지금까지 더 민주당은 새누리 2중대 역할 밖에 못했다”면서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양극화만 초래하는 현 정부여당을 강하게 견제하지 못하는 더 민주당에 지지를 보낼 수 없다”는 여론이다. “인사와 예산에서 그렇게 현 박근혜정권으로부터 차별 받고도 강하게 대들지 못하는 현역들의 무능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현역들을 갈아 치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권후보까지 지냈던 정동영 전의원의 전주 덕진 무소속 출마에 대한 반응도 엇갈린다. 대선 패배 이후 그가 보인 오락가락한 행보로 실망이 컸다는 쪽은 설령 당선되더라도 큰 기대를 걸 수 없어 강진에서 칩거중인 손학규처럼 순창에서 씨감자 농사나 계속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반해 “존재감 없는 전북정치를 복원시킬려면 정동영 자산을 여기서 썩혀서는 안된다”며 “그에게 미워도 다시한번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한다. 전국적으로 존재감이 약해진 정 전의원에 대해 전주시민은 아버지 어머니하고 정 전의원이 읍소하고 나설때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대표적 창조도시인 일본의 가나자와에는 자랑할 만한 재생공간이 있다. 재생공간의 성공사례로 세계적으로도 이미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시민예술촌이 그것이다. 가나자와의 시민예술촌은 한때 이 도시를 일으켜 세웠던 섬유산업이 쇠퇴하면서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되어 문을 닫게 된 방직공장의 부지와 건물을 리모델링해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한 것이다.방직공장 창고단지를 시민의 기억보존 장소로 남기는 동시에 문화예술 활동의 장으로 재생하겠다는 가나자와시의 전략은 성공했다. 개관 20년을 맞은 지금도 재생공간의 모범으로 많은 도시가 주목하고 있는 예가 그것을 증명한다.최근에 가나자와 시민예술촌 운영에 관한 흥미로운 자료를 보았다. 이 공간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용자 실태다. 이 자료를 보니 시민예술촌이 개관한 첫해 이용자수는 9만 4266명. 그러나 해를 더할수록 사용자는 꾸준히 늘어나 2001년을 즈음해서는 22만 명의 시민이 이곳을 찾았다. 그 사이 사용자는 다소 줄기도 하고 늘기도 하면서 2014년에는 18만 1277명이 사용했다는 분석이 있지만 해마다 오르내리는 이용자의 수적 차이가 아주 미미하다. 그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꾸준히 모아졌다는 증거다.사실 도시마다 새로운 문화공간이 늘어나고 있는 환경에서 오래된 공간이 지속적으로 활용도를 높여가기란 어려운 일이다.가나자와 시민예술촌이 끊임없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궁금해지는데, 들여다보면 답이 있다. 다른 문화공간과 차별되는 시민예술촌만의 독특한 운영방식이 그것이다.시민예술촌은 철저하게 시민이 주역임을 시설운영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자연히 공간 운영은 시민들이 불편함 없이 활동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데에 모아진다.연중 무휴 24시간 이용 가능한 시설인 것이나 일본의 공립문화시설 중에서 처음으로 시민디렉터제도를 도입해 시민예술촌의 자주적인 운영을 이어내는 방식은 놀랍고도 흥미롭다. 액션플랜을 만들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워크숍 중심의 사업을 진행해 시민들이 문화예술에 접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 것도 시민예술촌의 특별한 운영방식이다.최근 다시 가본 가나자와 시민예술촌은 여전히 건재했다. 드라마공방, 뮤직공방, 아트공방, 퍼포먼스 스퀘어 등 다양한 이름의 공간마다 시민들의 창작 활동 열기가 넘쳐났다. 창조도시는 독자적인 문화예술 육성과 자유로운 창조활동을 통해 성장해가는 도시를 이른다. 가나자와처럼 시민이 그 중심에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가나자와 시민예술촌의 건재와 지속성이 부럽다.
전주종합운동장에는 축구장과 1종 육상경기장이 있다. 야구장도 있다. 주요 체육시설이지만 요즘 애물단지가 됐다.이 시설은 1963년 제44회 전국체전 때 지어졌다. 종합운동장 건설은 지역사회에서 큰 역사였다. 지역의 유지들이 나서 예산확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고, 결국 도민 성금까지 모았다. 이 때 가장 큰 힘을 보탠 주인공이 삼양사 김연수 회장이었다. 그가 낸 성금은 8,000만원에 달했다. 덕분에 경기장 건설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거액을 쾌척한 김 회장에게 예의를 표시하고 싶었던 전라북도는 종합운동장 정문 현판에 김연수 회장의 호를 딴 ‘수당문’이란 글씨를 새겨 넣었다. 전주종합운동장은 1980년 제61회 전국체전 개최를 앞두고 대대적으로 보강됐다. 운동장은 잔디구장, 우레탄 트랙 등을 갖췄다. 관중석은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게 됐고 2000년에는 조명탑 4기가 설치돼 야간경기도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그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 시설이 크게 낡았고 2002년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준공되면서 A매치 등 주요 축구경기는 전주종합운동장 축구장에서 열리지 않게 됐다. 전북 연고의 프로야구단도 없기 때문에 야구장도 야구동호인들이 사용할 뿐이다. 도심 속 낡은 시설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2005년 당시 김완주 전주시장은 강현욱 도지사에게 종합경기장을 개발하겠다고 요청했고 전북도는 조건을 걸어 받아들였다. 전북도는 종합경기장과 실내체육관을 무상으로 전주시에 넘겨주면서 국제 규모의 육상경기장과 야구장 등 체육 대체시설을 해야 한다는 이행각서를 받았다. 그 유효기간이 지난해 말이었는데, 개발계획은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송하진 도지사의 전주시장 시절 계획과 김승수 현 시장의 계획이 판이한 탓이다. 종합운동장은 도민 성금으로 지어진 상징적 시설이지만 이제 갈등의 표본이 되었다. 돌이켜보면 2005년 4월 19일 김완주 전주시장은 공설운동장 정문에 걸린 ‘수당문’ 현판을 떼어낸 것도 그렇다. 친일 잔재 청산 분위기에 편승했던 것인데, 수당문 자체도 역사다, 선의의 애향심을 내팽개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발을 둘러싼 전북도와 전주시의 갈등은 첨예하다. 송하진도지사와 김승수시장 체제에서 개발은 물건너갔다고 보는 이도 있다. 크게 보고 마음을 열어야 지역이 산다. 도민 성금으로 지어진 종합경기장은 단체장의 전유물이 아니다.
야권이 분화하면서 호남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아무래도 야당의 존립기반이 호남을 모토로 하는 만큼 더욱 첨예할 수 밖에 없다. 호남 민심의 향배에 따라 야권의 정치적 운명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보니 호남 주도권 다툼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DJ 가신그룹인 동교동계가 떠난 더불어 민주당이 지난 24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홍걸 씨를 영입하면서 ‘DJ 적자론’에 불을 지폈다. 이에 동교동계에선 “정치도 모르는 사람을 꼬드겨 볼모 정치, 인질 정치를 하고 있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사실 호남은 지난 30여년간 DJ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 있었다. DJ가 지팡이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지난 1995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일부 공천 후보들이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DJ가 지원유세에 나섰다. “우리 당에서 공천한 후보들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저를 봐서 지지해달라”고 읍소했다. 개표 결과, 고창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호종 군수를 제외하곤 전북은 물론 전남 광주에서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DJ 이후 호남은 이른바 친노 세력이 주도권을 장악해왔고 이번 20대 총선을 앞두고 야권이 분화하면서 누가 호남 패권을 장악하느냐가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승만 국부’ 발언과 비리인사 영입 파문 때문에 호남 지지율 하락으로 급해진 국민의당이 지난 25일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와 전격 통합을 발표하면서 호남 주도권을 잡는 전기를 마련했다. 국민의당은 앞으로 호남 신당파인 박주선 의원과 박준영 전 전남지사, 그리고 동교동계와 구 민주계 등과의 통합에 나서는 등 호남 세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전남 광주와는 분위기가 다른 전북은 무게중심이 어디로 쏠릴 것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당에 유성엽 김관영 의원이 있지만 나머지 9명의 국회의원이 더 민주당에 잔류하기로 한데다 순창에 칩거중인 정동영 전 장관의 행보도 변수다. 정 전 장관과 천정배 박주선 의원이 3자 통합을 합의했지만 천 의원의 돌출 행보가 ‘반(反)문재인-호남 연대’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도 관심사다.그러나 호남 민심의 향배는 몇몇 사람의 움직임보다 향후 집권 가능성과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정치력의 유무에 달려있다. 계속되는 정권의 차별과 홀대, 그리고 야당 기득권 세력의 패권주의가 호남인들을 응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남원 벽지의 어린 중학생은 전주에서 입시를 치른 후 폭설을 만났다. 전주에서 남원까지는 차편이 있었으나 10킬로가 넘는 산골 집까지 교통이 두절되면서 어린 수험생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차가운 바람과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악천후 속에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을 헤치고 자정이 다 돼서야 집을 갔다. 현재 고위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그는 눈이 올 때면 지금도 그 때 일을 떠올린단다. 40대 이상이라면 누구나 이런 눈에 얽힌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다.전 지구촌이 한파와 눈폭탄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미국 북동부에서는 눈폭탄으로 주말 대중교통이 전면 중단되며 10여개 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68㎝의 눈으로 도시가 마비된 뉴욕시는 야간 차량통행을 금지시켰다. 이번 눈폭풍은 미국에서 스노마겟돈(snow+armageddon) 스노질라(snow+godzilla)로 불리며 미국 전체 인구의 4분의 1인 8500만명이 피해를 봤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국내에서도 제주도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눈이 내려 주말 여행객들이 발이 묶이는 등 한파와 폭설이 남긴 피해는 컸다. 전주에서는 제설작업이 초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교통대란이 빚어지면서 제설 행정에 비난이 쏟아졌다. 비교적 눈이 많은 편인 전주시의 제설 행정은 노하우가 쌓여 그간 크게 흠잡을 데가 없었다. 밤새 내린 눈 때문에 출근길을 걱정할 때 다음날 아침 잘 치워진 도로가 오히려 고마울 때가 많았다. 이번 교통대란의 경우 기상청이 이미 대설주의보를 예보한 상황에다 초기 적설량이 많지도 않은 상황이기에 시민들의 원성이 높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그런데 제설작업의 당부를 떠나 산골 학생이 걸었을 산길 모습에 자꾸 눈이 간다. 낭만의 상징이었던 눈이 요즘 교통 장애가 되는 것으로 밖에 비치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그 흔한 눈싸움, 눈사람 만들기, 눈사진찍기 등 아이들의 눈놀이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많은 눈이 쌓여도 제설작업이 이뤄져야 하고, 그 길을 편안히 가는대만 익숙해졌다. 전주 백제로를 온통 주차장으로 만들 만큼 교통지옥을 눈앞에 보면서도 꾸역꾸역 차를 운행하는 것을 당연시 하고 있다. 한 번쯤 제설작업을 미루고 차량 대신 걸어서 출퇴근 하는 날로 정하자면 순진한 낭만일까. 인터넷스마트폰이 있어 출퇴근을 그리 꼭 서두르지 않아도 될 법한데 오히려 더 빠름만 추구하니 이도 시대적 흐름 탓으로 돌려야 하나.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선거판이 펼쳐지면서 모처럼만에 유권자가 대접 받는 기분이다. 전북에서 그간 국회의원 선거는 선거가 아니었다. 지역주의를 밑바탕에 깔고 선거를 치렀기 때문이다. 특정 정당 공천장이 사실상 당선증이나 다름 없었다. 자연히 유권자 보다는 입지자들이 공천을 받으려고 당 대표한테 목 매달았다. 본선서 경쟁없이 금배지를 달다 보니까 정치력은 물론 자생력마저 약했다. 의정활동도 당론에 따라 움직이는 거수기에 불과했다. 마지막까지 공천서 탈락하지 않으려고 문 대표나 친노들의 눈치 살피는데 급급했다.11명 가운데 유성엽·김관영의원만 탈당해서 국민의당으로 갔고 나머지 9명은 더 민주당에 잔류했다. 추가 탈당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순식간에 9명이 뭉쳐 당에 남기로 한 이면에는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같다. 현역들에 대한 평가 결과를 토대로 20%를 컷 오프시키기로 했던 것을 없던 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당에서 현역 20%를 컷 오프시키기로 하면 도내 출신들이 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 수도권이나 광주 전남은 손도 못대고 결국 숫자를 전북 의원 중에서 속죄양으로 만들어 채울 요량이었다는 것. 문재인 대표가 기세등등 했을 때는 탈락자가 4명 정도 거명됐었다.지금은 공천 받으려고 9명이 뭉쳐 있지만 속내를 보면 언제든지 이탈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체제하에서 박영선의원이 공천권을 놓고 친노 등살을 어떻게 견뎌낼지도 의문이다. 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갈린 것도 공천권 때문이 아니었던가. 선거구 획정여하에 따라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이탈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공천 보장이 안된다고 여기면 무소속 출마를 위해 더 민주당을 탈당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금배지를 달고 있을 때는 현역들이 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선거가 다가오면 낙선의 그림자가 어른 거릴 수 있다. 상당수 도민들이 현역들의 의정활동에 불만이 많다. 그간 지역을 위해 해 놓은 게 뭣이냐는 것이다. 특히 다선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올드 보이들이 뛰쳐 나올려는 것도 현역들이 잘못한 탓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 지역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 놓으려는 일 만큼은 막아야 한다. 우선은 9명이 공천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본선에서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결코 낙관할 수 없는 분위기다. 상당수 유권자들이 이대로는 안된다고 여기면서 판을 새롭게 갈아 엎을 태세라서 더 그렇다. 현역들과 민심이 따로 가는 것 같다. 이번 총선서 야야(野野)끼리 ‘형제의 난’을 거치고 나면 전북 정치가 살아날 것이다. 유권자가 끝까지 감정에 흔들리지 말고 옥석 구분을 잘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2005년 봄날이었다. 전주 한옥마을의 작은 음식점에서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저자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와 전국 각 지역에 살고 있는 15명의 비전향 장기수들이 만나는 자리. 처음 다소 낯설게 보였던 분위기는 금세 바뀌었다. 장기수 할아버지들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역사를 살아오면서도 민족 앞에 부끄럼 없이 살아온 신 교수를 만나니 반갑다”며 그를 맞았고, 신 교수는 “징역 20년으로는 명함도 못 내미는 자리”라며 어려운 시대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사상을 지켜가는 장기수할아버지들의 험난한 삶에 경의를 표했다. 이날 만남은 신 교수의 전주 초청강연에 맞추어 5.18동지회가 주선한 자리였다. 장기수 할아버지 중 신 교수를 특별히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김찬호 할아버지였다. 신 교수는 1968년 통혁당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한지 20년 6개월, 1988년 8월 15일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는데 복역 마지막 시기인 2년 6개월을 전주교도소에서 보냈다. 그때 전주교도소에서 2년 동안 신 교수와 같은 방을 썼던 할아버지는 1년 정도 먼저 출소했다. 18년만의 만남은 그래서 더 각별했다. 할아버지는 교도소 안에서도 항상 책을 지니고 있었던 신 교수를 책 많이 읽고 사색 깊었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신 교수에게 전주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좀체 외부 강연을 하지 않던 그가 독자들의 열망을 더 이상 밀어내지 못하고 지방강연에 나섰던 그해에도 전주 강연은 첫머리에 있었다. 그즈음 ‘신영복 읽기’는 전국적으로 번졌었다. 신 교수가 인터뷰로 전해준 전주에 대한 기억이 있다. “전주교도소 정문 바깥의 눈부신 햇빛과 가족친지들의 반가운 얼굴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교도소에서 곧바로 향했던 서해안 바닷가 그리고 서울로 향하는 고속도로의 질주. 그래서 전주는 늘 설렘으로 남아 있는 공간이지요.” 신교수는 전주를 인간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도시로 꼽았다. “사회는 쉽게 바뀌지 않지만, 인간미 넘치는 사회로 바꾸기 위한 모델이 필요합니다. 전주가 그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전주를 외부로부터의 변화 대상이 아닌 우리의 자부심을 방어하는 ‘작은 숲’으로 만들어 가면 좋겠어요. 인간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모습으로 말이죠.”이 시대의 스승 한분을 잃었다. 어지러운 시대, 그 빈자리가 더 크다. 그래서인가. 선생이 떠나신 후 다시 ‘신영복 읽기’가 번지고 있다. 다행이다.
엊그제 중국이 바오치(保七) 시대가 무너졌다고 선언했다. 2015년 경제성장률이 전년대비 6.9%라고 발표한 것이다. 중국은 등소평의 개혁개방정책 이후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왔고, 글로벌 G2 국가 위상에 올랐다. 성장세가 조금씩 꺾일 때에는 적어도 7% 성장이 전망됐다. 그것이 바오치이고, 지난해 성장률 6.9%는 그 종식을 뜻했다. 중국의 바오치 붕괴는 예견됐다. 중국은 1·2차 산업 생산의 한계를 인식하고 연착륙 작업에 들어갔고, 구조조정 중이다. 서비스산업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일정 부분 거품이 빠지면 건강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미국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사태로 글로벌 경제를 강타했다. 억지로 달러를 찍어내 위기를 모면했다. 요즘 미국이 웃으며 금리 인상을 했지만, 몇년전의 허물을 알아야 한다. 성장 조정에 들어간 중국, 중동발 유가 급락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급락, 글로벌 경제가 싸늘하다. 코스피지수도 1845까지 떨어졌다. 한국, 중국, 홍콩, 일본 등 증권가는 시끌시끌하다. 주가 폭락은 엄청난 피해를 준다. 제로금리 하에서 ‘재테크’ 하겠다고 투자한 개미들이 혼비백산한다. 경기가 좋을 것이라며 위험 상품에 대중을 끌어들였던 선동가들은 세치 혀를 감추고 침묵한다. 이번 중국발 주가 폭락 사태에서 화제는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한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와 은행들이 ‘지수형 ELS는 손해볼 일이 없으니 안심하고 투자하라’고 권해 ELS상품에 가입한 개인과 기관 등의 총투자액이 46조원에 달하고, 증시가 안정되지 않을 경우 수조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태풍의 눈이 된 홍콩 H지수가 폭락, 국내 증권사와 은행들이 강권하디시피 권유해 ELS에 투자한 사람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고 아우성이다. 근래들어 금융시장에서 비롯된 큰 혼란이 잦다. IMF 외환위기, 미국 리먼브러더스 금융대란, 그리고 이번 중국발 위기가 그것들이다.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는 증시 격언이 있다. 하지만 한 번 내려간 주식이 쉽게 오르기는 힘들고, 설사 상승국면에 접어들더라도 그 사이 엄청난 손해가 발생한다. 그 중심에는 국가가 승인한 도박꾼들이 자리하고 있다. 선진금융기법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앞세운 통큰 도박이 판친다. 도박에 엄격한 대한민국에서 큰 도박판은 합법적이다. 국가는 이상한 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
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현재 우리 청년 취업 문제의 심각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 9.2%는 지난 1999년 통계기준이 변경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성별로 보면 남자가 10.6%로 10%를 넘었고 여자는 7.8%로 나타났다. 남녀 청년 실업률 모두 역대 최고치다. 이로 인해 지난해 청년 실업자 수는 39만7000명으로 지난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실업자 4명 가운데 1명은 청년인 셈이다. 여기에 청년 취업자 5명 가운데 1명은 비정규직인데다 주당 1시간 이상 일하는 아르바이트와 취업을 위해 학원?기관 수강을 받는 취업 준비자, 아예 구직 포기자 등은 실업률 통계에 포함되지 않아 실제 체감 청년 실업률은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정부는 그동안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각종 고용대책을 추진했다. 고용노동부 등 14개 부처에서 지난 3년간 5조원 이상을 투입하면서 청년 고용촉진 일자리 사업을 벌였다. 2016년도에도 청년 일자리 관련 예산이 2조1000억 원에 달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직접 나서서 청년희망펀드를 만들었다. 하지만 청년층 고용사정은 오히려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2017년까지 20만개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가운데 60%인 12만개는 인턴직 등 비정규직이라 양질의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 실제 지난 16일 한국고용정보원이 기획재정부의 연구용역 의뢰를 받아 청년고용대책 이행상황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청년 고용절벽 종합대책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한 청년 가운데 42.4%가 비정규직이었다. 이들 취업자 임금 수준도 150만원 미만이 40.1%를 차지했다. 다른 경로를 통해 취업한 경우 비정규직 비율이 30.0%로 낮아졌고 15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비율도 24.3%로 정부 고용 프로그램보다 줄어들었다. 이는 정부의 청년 고용대책이 청년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반증이다. 정부가 쏟아 붓는 막대한 청년 일자리 예산이 청년들이 아닌 기업에게 지원되고 기업은 청년들을 인턴이나 비정규직 등 임시직으로 활용하다 보니 청년 일자리 창출 대책이 항상 겉돌고 있는 것이다.청와대와 정부는 쉬운 해고를 골자로 하는 노동개혁 입법 프레임에만 갇혀 있지 말고 국가 신성장동력 발굴과 재벌 대기업 신규 투자 등 경제 선순환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주력해야 한다. 길거리 서명이나 남 탓만 하기에는 청년 실업난이 너무 절박하다.
몇 년 전 서울대공원의 돌고래 쇼가 동물학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사회적 이슈가 됐다. 서울대공원은 여론조사와 시민토론회 등을 거쳐 돌고래죠 대신 생태설명회 형식으로 전환했다. 당시 주인공이었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는 바다로 방사됐다. 동물원 속 동물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새롭게 해준 계기가 됐다. 과거 야생의 희귀한 동물들을 시설에 가둬놓고 보여주던 동물원의 역할이 동물의 보전과 연구, 교육기능을 더 중시하는 쪽으로 옮겨가는 게 세계적 추세다. 인류는 탄생과 함께 동물의 일원으로 동물들과 더불어 살아왔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학문적인 의미로 동물원에서 동물을 사육했으며,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원에서 동물을 열심히 관찰하여 유명한 저서인 을 펴냈다. 로마시대에는 맹수를 격투시켜 피를 흘리는 것을 즐겼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동물원은 1752년 설립된 오스트리아 빈의 쇤브룬동물원이며,세계 최초의 과학적인 동물원은 런던동물원으로 알려져 있다.한국 최초의 동물원은 조선 순종황제 때인 1909년 서울창경원동물원이다. 동양에서 도쿄의 우에노 동물원(1882년)과 교토동물원(1903년), 베이징동물원(1906년)에 이어 4번째다. 창경원동물원은 서울대공원 동물원 개원까지 70여년간 유지됐다. 전주동물원은 1984년 개원한 서울대공원 동물원보다 앞선 1978년 만들어졌다. 광주 우치공원 동물원(1987년)과 대전 오월드 동물원(2002년)이 설립되기 전까지 전주동물원은 광주·대전권을 아우르는 지방의 대표적 동물원이었다. 그러나 몇몇 놀이기구와 체험관 시설 등의 보완이 이루어진 것을 빼고 달리 특별한 변화를 꾀하지 못하면서 그 우위성도 거의 사라졌다.전주시가 지난 15일 전주동물원을 생태동물원으로 새롭게 탈바꿈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숲을 확대해 동물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동물 밀도를 줄여 동물복지형 방사장을 조성하며, 동물들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삼았다. 동물 친화적 여건을 조성해 동물들도 행복하고, 관람객도 즐겁게 하는 방향이다. 그리 되면 우리에 갇힌 동물들이 불쌍해서 동물원을 가지 않는다는 사람도 줄어들 것이다. “야만적이고 잔인한 짐승은 창살 뒤에 있지 않고 창살 앞에 있다”는 스웨덴의 문호 악셀 문테의 말이 전주동물원에서는 통용되지 않을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총선이 다가오자 부쩍 정치권에서 인물타령을 한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권은 야권대로 새인물을 찾지만 뜻대로 잘 돌아가지 않고 있다. 워낙 국민들로부터 정치권이 혐오스런 존재로 외면당하다 보니까 선뜻 인물 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도내도 예외가 아니다. 국민의당 창당 발기인 면면를 보아도 뚜렷하게 새롭게 각인된 사람이 없다. 그 만큼 역량 있는 새인물 찾기가 쉽지 않다. 지역에도 좀 괜찮다 싶으면 정치와의 선을 긋는다. 자연히 한 여름 밤 부나방 같은 사람들만 모여든다. 그간 지역에서 지조를 지키고 일관성 있게 흔들리지 않고 살기가 쉽지 않다. 다 때가 묻을 만큼 묻었다. 정도의 차만 있을 뿐 오락가락 한 사람들이 많다. 간에 붙었다가 쓸개에 붙었던 철새정치인부터 시작해서 심지어 실형을 선고 받은 사람도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려 놓았으니까 말이다.요즘 선거판을 들여다 보면 깜냥도 안되는 어중이떠중이들이 물을 더 흐려 놓았다. 산소같이 청량감을 주거나 강한 카리스마를 갖는 사람이 드물다. 그 나물에 그 반찬 같은 식상함이 풍겨날 뿐이다. 본인들은 자신 만큼 역량있는 사람이 없다고 사자후를 토하지만 그런 사람일수록 때가 많이 묻었다. 사실 정치권에서 성인 군자를 모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도 제대로 된 반듯한 인물이 필요하다. 예나 지금이나 인물을 고를때 신언서판(身言書判)을 따진다. 잘 생기고, 언변이 좋고, 설득력 있게 글을 잘 쓰고, 판단력이 좋은 사람을 인물로 쳤다. 다소 이상적인 개념 같지만 그래도 중국 당나라 시대 이래로 국가가 인재를 골라 쓸때 이 네가지를 참고해왔다.선출직을 뽑을 때도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문제는 없다. 한가지 덧붙인다면 도덕성을 살펴야 한다. 도덕성은 재산형성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모은 것인지 아니면 부동산 투기를 해서 돈을 모았는지를 알 수 있다. 공직자 출신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면 돈을 크게 모을 수 없다. 주식과 채권 투자를 정상적으로 했어도 큰 돈은 모을 수 없다. 부모로부터 상속을 받았거나 장가를 잘가 처가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은 게 아니라면 부정한 돈이다. 예전 같으면 사(士)자 직업을 갖고 큰 돈을 모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공직자 출신은 그 사람이 현직에 있을 때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는지를 살피면 알 수 있다.아무튼 개혁성향이 강하고 전문성 있는 사람이 지금 시대에 맞는 사람이다. 제발 한물간 사람들은 후배들의 앞길을 막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은 다 자기 때가 있는 법이다. 도도히 흘러가는 역사의 강물 앞에서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고 입신양명만을 노리겠다는 사람은 빠졌으면 한다. 그런 사람 국회의원 될일도 없겠지만 뽑아 줘서도 안된다. 하늘이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칼레는 프랑스 북부에 있는 항만도시다. 도버 해협을 끼고 있어 광석이나 목재 등의 수입항으로 발전한 이 도시는 프랑스와 영국 사이에 일어났던 백년전쟁 초반, 영국군에게 함락되어 영국령이 되었다. 식민의 역사는 길었다. 1347년에 함락되었다가 1558년 탈환해 다시 프랑스령이 된 것이 1598년. 무려 251년 동안이나 다른 나라 땅으로 놓여있었던 셈이다. 칼레시의 비운의 역사를 오늘에까지 기억하게 하는 영웅들의 이야기가 있다. 백년전쟁이 시작된 지 10년, 승리의 여세를 몰아가던 잉글랜드 왕 에드워드 3세는 1346년 9월, 칼레항을 포위했다. 그러나 칼레 시민들은 물러나지 않고 1년 동안 저항하면서 칼레를 지켰다. 그러나 양식이 떨어지고 더 이상 길이 없게 되자 결국 항복하고 만다. 영국왕은 칼레시의 항복을 받아들이면서 한 가지 조건을 내세운다. 칼레시의 유지 여섯 명의 목숨을 내놓으라는 것이었다. 칼레의 부자였던 유스타슈 생 피에르가 나섰다. 그러자 다른 유지 여섯 명도 목숨을 내놓겠다고 따라 나섰다. 모두 일곱 명이 되었던 셈인데, 이중 피에르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이 바뀔 것을 염려해 교수대로 나서기도 전에 스스로 먼저 목숨을 끊고 말았다. 남은 여섯 유지들도 죽음을 피하지 않고 교수대에 섰다. 그러나 죽음에 직면한 순간, 영국 왕비의 간청으로 모두 살아나게 됐다. 이들의 이야기가 시대를 건너 더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조각가 로댕의 작품 ‘칼레의 시민’ 덕분이다. 로댕은 1894년 칼레시의 의뢰로 여섯 시민을 기리는 동상을 제작해 이듬해 헌정했다. 그러나 이 조각상은 시가 계획했던 대로 시청 광장 앞에 세워지지 못했다. 로댕은 ‘칼레의 시민’을 죽음 앞에 두려워하며 침통해하면서도 서로 격려하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형상화했다. 그러자 영웅적인 모습을 기대했던 시민들의 반발이 컸다. 결국 이 조각상은 시청 광장 대신 한적한 바닷가에 세워져야 했다. 다행히 ‘칼레의 시민’은 1924년 시청으로 옮겨졌다. 이후 거푸집으로 다시 제작된 ‘칼레의 시민 ‘은 11개. 우리나라의 플라토미술관을 비롯해 세계적인 미술관과 런던의 국회의사당 등 세계 여러 곳에 전시되거나 세워져있다. 우리에게도 상징적인 기념조각상이 있다.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다. 소녀상은 국내는 물론 해외의 여러 곳에 세워졌다. 역사적 의미를 기억하려는 사람들의 뜻이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 이 또한 소중한 역사다.
북한 핵실험이 계속 이어지면서 국제사회가 들끓고 있다. 북한과 접하고 있는 우리는 물론 중국과 일본의 불안감은 더할 나위없다. 최근 중국발 증시 폭락은 중국 내부의 문제 뿐만 아니라 북한 핵실험 발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북한 핵실험은 2006년 10월, 2009년 5월, 2013년 2월에 있었다. 북한이 수소탄실험이라고 밝힌 지난 6일 오전 10께 이뤄진 핵실험이 네 번째다.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마다 주가가 폭락했다. 한반도 전쟁 발발시 엄청난 손실을 우려한 국내외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내기 때문이다. 국제사회가 공조, 북한에 대한 경제 등 강도 높은 제재 조치를 내놓았다. 결과는 비슷하다. 폭락한 주가는 반등했고, 경제는 평온을 되찾았다. 잠시 진통이 불가피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개성공단에 드리워진 구름도 걷히며 정상 조업을 했다. 북한은 도발 자제를 요구하며 국제사회가 단행한 경제 제재조치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빗장을 걸어 잠근 채 핵실험 등 무장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늑대와 양치기 소년 이야기가 있다. 양치기가 무료했던 소년이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자주 하자 주민들이 차츰 소년의 말을 믿지 않았다. 나중에는 소년이 ‘늑대야’ 하고 고함쳐도 모른채 하고 일상에 전념했다. 그러던 중 실제로 늑대가 나타나 양을 물어가는 일이 벌어졌다. 소년이 늑대가 나타났다고 고래 고래 고함을 질렀지만 주민들은 소년의 말을 믿지 않았다. 소년은 큰 피해를 입고 말았다. 북한의 전쟁 도발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그저 권력 유지용 무력시위에 그칠 수도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 북한이 도발을 하면 중국도, 일본도, 미국도 아닌 대한민국이 최대 피해국이 될 것은 자명하다. 북한이 ‘쏘겠다’고 거듭 위협하다가 혹여 오발탄이라도 남쪽을 향해 발사한다면 한반도는 돌이키기 힘든 폐허의 땅이 될 수도 있다. 북한은 이런 ‘공포 효과’을 노린다. 북한은 세계에서 사례를 찾기 힘든 특수 집단이다. 인권이 최악 수준이고, 폐쇄됐다. 무력 시위를 자주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현 수준에서 내부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통제 불능에서 더 큰 비극이 초래된다. 그런 측면에서 경제와 외교 등에서 구조조정에 돌입, 질적 성장에 나선 중국이 북한과 일정 거리 두기에 나선 모양새가 향후 북한 태도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남쪽에선 개나리 진달래 꽃이 피고 목련과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더니 경북 의성과 군위 등에서는 무성하게 자란 보리가 꽃을 피웠다. 봄철 풍경이 아닌 한 겨울에 벌어진 현상이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 DC에선 12월 중순인데도 워싱턴 기념탑 앞에 때 아닌 벚꽃이 활짝 폈다. 뉴요커들은 반바지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해변에서 크리스마스 서핑을 즐겼다. 유럽에서도 이상 고온으로 스위스 알프스 스키장들은 잔디 슬로프로 변했다. 겨울의 나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얼음이 얼지 않아 자연 아이스링크 1200곳이 문을 열지 못했다.이상 기온 여파로 겨울이 실종되면서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반도 평균기온은 3.5도로 1973년 이래 4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구촌 역시 지난해 평균기온이 3.6도 이상 올라갔다. 올해는 1880년 기후 관측을 시작한 이래 136년 만에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으로 기상전문가들은 예상했다.따뜻한 겨울은 자연 환경 뿐만 아니라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겨울 휴면기를 거쳐 2월부터 생육 재생기에 들어가야 하지만 보리나 매실처럼 일찍 꽃이 피면 피해를 입을수 밖에 없다. 곶감 주산지인 완주와 전남 장성·광양·구례 등에서는 곶감이 썩고 꼭지가 빠져 큰 피해를 입었다. 겨울철 하우스시설에서 재배중인 토마토와 딸기 등은 따뜻한 날씨로 인해 곰팡이병이 확산돼 농민들이 울상이다. 농사 뿐만 아니라 자치단체의 겨울 축제도 따뜻한 날씨 탓에 줄줄이 취소되거나 차질을 빚고 있다. 원조 겨울 축제인 인제 빙어축제와 무주 남대천 얼음축제 홍천강 꽁꽁축제 가평 자라섬 씽씽축제 등도 얼음이 얼지 않아 취소됐다.동해 바다에서는 명태와 정어리가 사라졌고 겨울 별미인 진해만 대구는 어획량이 절반을 줄어들었다. 따뜻한 날씨로 바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겨울철 회귀성 어종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기상전문가들은 겨울철 이상기온의 원인이 슈퍼 엘니뇨(El Nino)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구 온난화로 적도 부근 무역풍이 약해지면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극지방의 찬공기가 내려오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엘니뇨보다 더 심각한 재앙을 몰고 올 라니냐(La Nina)라는 것. 라니냐는 엘니뇨와 반대로 적도 무역풍이 강해져 차가운 해수가 상승함으로써 동태평양에서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이다. 따뜻한 겨울보다 더 추운 봄이 올수 있다는 경고다. 온실가스로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면서 우리가 자초한 재앙이다.
신조어의 최대 양산지가 취업시장이다. 취업의 절실함이 반영된 신조어들은 동질감을 갖는 취업 준비생들의 공감대를 통해 금세 유행어로 자리를 굳힌다. 취업 세태를 나타내는 신조어 여론조사까지 이뤄질 정도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조사한 2015년도 취업시장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낸 취업 신조어로 ‘N포세대’가 꼽혔다. 2010년대 유행했던 ‘3포세대’(연애, 결혼, 출산)에서 ‘5포’ ‘7포’ ‘10포’로 계속 넓혀졌고, 무한개를 포기해야 할 만큼 취업난의 심각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신조어였다. 청년 취업난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신조어가 주는 어감은 해가 갈수록 그 강도가 세지고 있다. 금수저(좋은 가정환경에서 태어난 사람)·헬조선(한국사회의 어려움을 지옥에 비유)·취업깡패(취업이 잘 되는 과)·빨대족(자립할 나이에 부모에게 의존하는 캥거루족을 넘어 부모의 노후자금까지 빨아먹고 산다는 데서)·청년실신(청년실업자와 신용불량자)· ‘열정페이’(열정을 빌미로 아주 적은 월급으로 노동력을 착취)·화석선배(취업 때문에 졸업을 미루는 고학번 선배) 등 근래 유행하는 취업 신조어들은 살벌하기까지 하다. 10년 전 취업 관련 신조어를 검색해보니 차라리 낭만적이었다.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구백(20대 90%가 백수)·공시커플(장기간 공무원 시험준비를 하는 구직자)·청백전(청년 백수 전성시대)·니트족(직업훈련에도 참가하고 있지 않은 청년 무직자)·대학둥지족(대학졸업을 늦춘 취업준비생)·밥터디(밥+study를 합한 조어로 밥 먹는 시간도 아끼기 위해 함께 밥을 먹으면서 공부하는 일)·열린 취업 5종 세트(취업 준비를 위해 필요한 인턴십, 아르바이트, 공모전, 봉사활동, 자격증) 등이 유행 신조어였다.최근에는 취업 관련 신조어가 취준생들이 처한 여건을 세부적으로 반영하는 쪽으로 진화한다. 대학 인문계 출신들의 좁은 취업문을 빗댄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가 대표적이다. ‘인구론’(인문계 학생의 90%가 논다)의 연장선에 있다. ‘전화기’(취업이 상대적으로 잘 되는 전기·화학·기계학과)가 부러운 ‘문송합니다’다. 그보다 더 힘든 여건이 합쳐진 ‘지여인’(지방대, 여성, 인문계)이란 신조어도 나왔다. 취업을 못해 침울한 취준생들이 차별까지 받는다면 더 서러울 일이다. 취업 신조어의 양산과 진화가 반갑지 않다.
선거 때가 오면 깜냥도 안되는 사람들이 너나 할 것없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이번에는 더 심한 것 같다. 이 같은 일은 현직 의원 한테 불신이 큰 탓도 있지만 정치권 전체가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 주지 못하면서 정치에 대한 혐오감과 불신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당수 도민들은 문재인 대표가 이끄는 더불어민주당에 반감이 크다. 일방적으로 대선 때 문 대표를 밀어줘봤자 전북으로 돌아온 게 없고 오히려 현 정권으로부터 푸대접만 받았다는 것이다.안철수 전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으로 전북민심이 쏠리는 것도 문 대표의 잘못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문 대표가 대통령 후보를 지낸 후 야당 대표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도 호남민심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노색채만 강화됐을 뿐 호남이 당 안팎에서 변방으로 내몰려 오늘과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 도민들이 가장 우려한 것은 문 대표 체제로는 2017년에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민주당 말고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신당을 갈망하는 것이다. 도민들은 총선서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천정배 박주선 등이 합친 전국정당의 통합신당으로 가길 바란다.광주 전남에서 불기 시작한 안풍이 도내 밑바닥부터 불어 그 세가 갈수록 커졌다. 예전같지 않다. 지금 같아서는 국민의당 쪽으로 줄서지 않으면 금배지 다는 게 어려울 것 같다. 선거라는 것이 현역들에 대해서는 4년간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요 정치신인에 대해서는 인물 검증을 하는 과정이 아닌가. 요즘 정치권이 혼란스러우면서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전북정치권이 중앙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이 약하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올드 보이’들이 귀환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IMF 때 잔뜩 주가를 높였던 유종근 전지사와 김완주 전지사 그리고 500만표라는 도저히 믿기지 않은 큰 표차로 낙선한 정동영 전의원과 4선의 전 장영달의원이 시곗바늘을 돌려 놓겠다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물 간 정치인들이 얼마나 도민들을 바지저고리로 봤으면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리겠다고 하겠는가. 도민들이 판단할 문제지만 걱정스럽다.그간 지역정서에 기대어 3선까지 한 최규성의원에 상당수 도민들이 반감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로 김제공항을 무산시킨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LH가 경남 진주로 갈 당시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제 역할을 못해 도민들에게 좌절감만 안겨줬다는 것. 자신의 정치적 이해 때문에 전주 완주 통합을 반대한 게 잘못이라는 것. 여기다가 자신의 형인 최규호 교육감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행방을 감춘 일이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도의적으로는 자유로울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도민들이 대접 받으려면 옥석구분을 잘해야 한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1995년 고베시 남서쪽에 있는 아와지 부근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은 일본 효고현 남부일대를 강타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고베였다. 통계에 따르면 6천4백여 명이 사망했고, 주택 39만동, 건물 3천6백여 동이 무너져 내렸으며 고베항 부두는 붕괴됐다. 주저앉은 도시의 기능은 완전히 마비됐다. 이재민으로 살아남은 주민은 29만여 명. 이들 중에는 가족과 직장, 재산까지 모두 잃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일본의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다. 이때 혼자 살아남은 사람들 가운데 충격과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공동체적인 삶에 익숙한 일본의 시민단체들이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머리를 맞댔다. 그 과정에서 이루어졌던 작은 운동이 있다. 내용 그대로 표현하자면 ‘옆집 문 두드리기 운동’이다. 혼자 남았다는 외로움과 모든 것을 잃었다는 충격과 상실감으로 자살하거나 죽음에 이르게 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문을 두드리고 말을 거는 이 운동은 사회적 가족이 있음을 인식시켜주는 일이다. 실제로 이 작은 운동은 적지 않은 성과를 가져왔다.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던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그 운동의 행렬에 동참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독사로 생을 끝내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놀라운 것은 예전처럼 고독사가 홀로 사는 노인들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근래 들어 고독사는 오히려 40대와 50대 사이에서 늘어나고 있단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고독사는 이미 2014년에 천명을 넘어섰다. 이중 40대와 50대의 고독사가 50%를 넘나든다. 놀라운 수치다. 중장년층의 고독사는 대부분 가족해체의 위기로부터 이어진 결과다. 아이들의 교육이나 이혼 등으로 혼자 살게 되었거나 일자리를 잃고 사회와 단절된 채 살아가는 40-50대 남성들의 자살률이나 고독사의 비중이 늘어가고 있다는 현실은 안타깝다. 전문가들이 분석한 원인이 있다. 우리나라 복지 시스템에서 이 연령대의 남성들은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인 셈이다. 고독사는 그 어느 죽음보다도 안타깝다. 이웃에 대한 관심의 부재는 곧 사회적 관계의 단절이다. 중장년 남성들의 고독사로 드러난 우리사회의 병약한 민낯을 보니 ‘옆집 문 두드리기 운동’의 의미가 더 각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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